매일성경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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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 안나 (2019-11-08 03:3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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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이 순간, 각자 처한 자리에서, 자꾸 미루지 말고 하늘나라를 위해 신속히 결단을 내리십시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6,1-8
그때에 1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어떤 부자가 집사를 두었는데, 이 집사가 자기의 재산을 낭비한다는 말을 듣고,
2 그를 불러 말하였다.
‘자네 소문이 들리는데 무슨 소린가? 집사 일을 청산하게.
자네는 더 이상 집사 노릇을 할 수 없네.’
3 그러자 집사는 속으로 말하였다.
‘주인이 내게서 집사 자리를 빼앗으려고 하니 어떻게 하지?
땅을 파자니 힘에 부치고 빌어먹자니 창피한 노릇이다. 4 옳지, 이렇게 하자.
내가 집사 자리에서 밀려나면
사람들이 나를 저희 집으로 맞아들이게 해야지.’
5 그래서 그는 주인에게 빚진 사람들을 하나씩 불러 첫 사람에게 물었다.
‘내 주인에게 얼마를 빚졌소?’
6 그가 ‘기름 백 항아리요.’ 하자,
집사가 그에게 ‘당신의 빚 문서를 받으시오.
그리고 얼른 앉아 쉰이라고 적으시오.’ 하고 말하였다.
7 이어서 다른 사람에게 ‘당신은 얼마를 빚졌소?’ 하고 물었다.
그가 ‘밀 백 섬이오.’ 하자,
집사가 그에게 ‘당신의 빚 문서를 받아 여든이라고 적으시오.’ 하고 말하였다.
8 주인은 그 불의한 집사를 칭찬하였다. 그가 영리하게 대처하였기 때문이다.
사실 이 세상의 자녀들이 저희끼리 거래하는 데에는
빛의 자녀들보다 영리하다.”



지금 이 순간, 각자 처한 자리에서, 자꾸 미루지 말고 하늘나라를 위해 신속히 결단을 내리십시오!

예수님 가르침은 다양한 방식으로 전개됩니다. 특히 가난하고 가방끈이 짧은 백성들을 위해서 자주 애용하신 교수법 중에 하나가 ‘비유 말씀’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시 백성들이 처한 일상 안에서 벌어지곤 하던 구체적인 상황을 예시하며 쉽게 가르치곤 하셨습니다.

예를 들면 밀과 가라지의 비유, 겨자씨의 비유, 착한 사마리아 사람의 비유, 돌아온 탕자의 비유, 씨뿌리는 사람의 비유, 열처녀의 비유, 그리고 오늘 불의한 집사의 비유...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건네시는 여러 비유 말씀들 앞에서, 우리가 취할 태도는? 우선 비유 말씀을 잘 경청하는 것입니다. 잘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는 말씀에 담긴 진의(眞意)가 무엇인지 알아차리는 것입니다. 그리고 비유 말씀이 오늘 우리에게 강조하는 교훈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입니다.

여러 비유 말씀 가운데 가장 난해한 부분이 바로 불의한 집사의 비유입니다. 오해와 악용의 가능성이 다분하니, 잘 새겨듣고, 깊이 있게 묵상하고, 올바로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이 각별히 필요합니다.

부자의 재산 관리인으로서 부정직한 처신 때문에 권고사직을 받게 되는 집사는 궁리에 몰리자, 빚문서 위조라는 더 큰 불법을 저지릅니다. 그가 보인 악행은 구속·수사감입니다. 그러나 주인은 그를 칭찬합니다.

불의한 집사가 탕감해준 기름과 밀은 당시 팔레스티나 지방에서 매매되던 가장 중요한 농산물이었습니다. 기름 백항아리는 약 150그루의 올리브 나무에서 나오는 소출로, 약 90갤런(20말) 정도의 양입니다. 밀 백섬은 약 100에이커(600마지기)의 밭에서 수확할 수 있는 양으로, 약 500가마 정도의 양이었습니다.

집사는 두 문서에서 각각 50퍼센트와 20퍼센트를 경감해주었습니다. 경감해준 양을 돈으로 환산하면 약 500데나리온에 해당되는 것이었습니다. 당시 한 데나리온은 노동자들의 하루 품삯이었으니, 꽤 큰 액수를 횡령한 것입니다.

예수님의 칭찬은 불의한 집사의 음흉한 속임수나 뻔뻔스런 몰염치에 대한 것이 절대 아니었습니다. 칭찬의 이유는 영리하게 대처한 것 때문이었습니다. 긴박한 상황에서 주저하지 않고 앞만 바라보고, 탈출구를 찾아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한 것에 대한 칭찬입니다. 미래를 위해 지체없이 결단을 내린 것에 대한 칭찬입니다.

그러나 집사를 향한 예수님 칭찬의 한계는 분명합니다. 성경 본문은 ‘불의한 집사’라는 표현을 통해, 그는 끝까지 불의한 사람으로 남아있음을 명백히 밝히고 있습니다.

그가 영리하게 대처했다고 해서 그가 저지를 불의한 행동이 의롭게 되거나 정당화되는 것은 절대 아닌 것입니다. 다만 긴박한 상황에서 그가 내린 미래를 위한 신속한 결단만이 높이 평가될 뿐입니다.

예수님께서 불의한 집사의 비유를 통해 최종적으로 강조하시는 바는 이것입니다. 마지막 날에 가서 우리는 스스로의 힘으로 아무 것도 할수 없는 상황에 놓일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니 지금 이 순간, 각자 처한 자리에서, 자꾸 미루지 말고 하늘나라를 위해 신속히 결단을 내리고, 하늘나라를 위해서 이웃 사랑의 실천을 구체적으로 실행하라는 것입니다.

세상의 자녀들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할짓 못할 짓 다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빛의 자녀들 역시 영혼의 유익, 하늘나라를 얻기 위해 할짓 못할 짓 다 하라는 것입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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