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성경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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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카타리나 (2019-05-10 08:5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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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활 제3주간 금요일 – 5월 10일

5월10일 [부활 제3주간 금요일]

사도행전 9,1-20
요한 6,52-59


<주님, 내게 주님을 찬양하는 글을 쓸 수 있는 힘과 용기를 주십시오!>      



어느 늦은 오후, 누군가가 성당 감실 앞에서 기도를 하고 있었습니다.
마침 이를 본 원목 신부님께서 그가 기도를 마치기를 기다린 후 그에게 다가갔습니다.
그러자 그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성체가 너무 고픕니다!”

그는 한국 문학계의 축복이요 선물이었던 최인호 베드로 선생님이었습니다.
그의 유고집 ‘눈물’(여백)에는 영원한 생명의 빵이신 예수님을 향한 강렬한 신앙에서 우러난 기도가 잘 소개되고 있습니다.

“주님, 당신이야말로 우리에게 생명의 힘을 줄 수 있는 오직 유일한 분이십니다.
주님, 당신이 있으면 나는 절망에서 힘을 얻을 수 있습니다.
주님, 당신이 있으면 나는 불행을 딛고 일어설 수 있습니다.
주님, 당신이 있으면 나는 더 이상 비참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주님, 내게 힘을 주십시오.
당신이 지니신 그 생명의 힘을 주십시오.
결코 배고프지 않고 결코 목마르지 않는 주님의 그 생명의 빵을 내게 주십시오.
나는 먹어도 먹어도 배고프고, 마셔도 마셔도 목이 마릅니다.
주님, 나를 불쌍히 여기시고 절대로 나를 버리지 마십시오.”

최인호 베드로 선생님은 암투병으로 인한 극심한 고통 가운데서도 ‘서울 주보’ 한면에 자신의 진솔한 신앙고백을 털어놓으셨는데, 심연의 고통 가운데서 길어 올린 주옥같은 글들은 당시 수많은 환우들에게 큰 위로와 기쁨이었습니다.

최인호 베드로 선생님은 혹독한 암투병 기간 중에도 그리스도인으로서 어떻게 살고 어떻게 죽어야 하는지를 온 몸으로 잘 보여주셨습니다.

당시 서울대교구 교구장이셨던 정진석 추기경님께서 마지막 병자성사를 집전하셨는데, 병자 성사가 끝난 후 최인호 베드로 선생님께서는 단말마의 고통 속에서도 눈부시게 환한 미소를 지으며 안간힘을 다해 뭔가 이야기하셨습니다.

가만히 귀기울여 들어본 그의 마지막 말씀은 “감사합니다!”였습니다.
최인호 베드로 선생님의 병상에서의 모습은 조금만 몸이 아파도, 그냥 제껴버리고, 매사에 열외를 기대하는 저와 너무나 비교대조되어 참으로 부끄러웠습니다.

2008년 여름 암선고, 그리고 수술을 받으신 후, 5년 뒤인 2013년 10월 7일 선종하시기 전까지 그가 보인 모습은, 참 신앙인의 길이 어떤 것인지를 잘 드러내고 있습니다.

항암 치료의 후유증으로 인해 손톱과 발톱이 빠져나가는 극심한 고통 속에서도 최인호 베드로 선생님께서는 평생 해오신 집필 작업을 계속하셨습니다.
손톱의 통증을 참기 위해 고무 골무를 손가락에 끼우고, 빠진 발톱에는 테이프를 칭칭 감고, 구역질을 이기기 위해 얼음조각을 씹으면서 매일 원고를 써내려 가셨습니다.
그 결과물이 바로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입니다.

상상을 초월하는 고통으로 인해 서있기도 앉아있기도 힘들었던 그는 바닥에 무릎을 꿇고 엎드려 있는 상태에서도 이렇게 기도하셨습니다.

“주님, 내게 주님을 찬양하는 글을 쓸 수 있는 힘과 용기를 주십시오.
성체(聖體)가 너무 고픕니다.”

우리가 평생토록 영원한 생명의 주인이신 주님을 믿어왔고, 영원한 생명의 빵인 성체를 모셔온 사람으로서, 어떻게 살고 어떻게 죽어야 하는지를, 최인호 베드로 선생님께서는 정확시 보여주고 가셨습니다.

우리 목숨이 다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평소 우리가 해온 일에 최선을 다해 충실히 임하는 것, 마지막 순간까지 기도의 끈을 놓지 않는 것, 마지막 순간까지 영원한 생명의 빵이신 주님을 그리워하는 것!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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